[책] 공중그네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최근에 읽은 일본소설의 작가라고 하면, 가네시로 가즈키,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이번 공중그네의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 정도입니다. 물론 이 작가들은 모두 2006년 이후에 읽기 시작하였고, 그 이전엔 정말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관련된 신문기사가 나올정도로, 저를 포함한 많은 한국독자들이 일본소설에 눈을 뜨고 있나 봅니다. 그리고, 기사제목을 아주 적절하게 뽑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소설 공중그네 역시 가네시로 가즈키에게서 맛볼수 있는것과 유사한 성질의 가벼움이 있습니다. 복잡한 시대문제를 사유하는 문제의식은 없을지라도 이책 공중그네를 비롯한 일본소설의 특징은 바로 현상과 그 주변인물이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내내 집중할수 있도록 해주고, 그 유쾌함과 경쾌함에 책을 읽다 피식피식 웃음을 자아내게도 합니다.

공중그네는 한개의 증상을 가진(강박관념으로 인해서 익숙하던 일상에 집중을 못하고 심지어는 피해의식을 보이는) 환자들이 이라부라는 신경정신과 의사를 찾는 이야기 입니다. 야구선수가 송구를 하지 못하게 되고, 서커스단원이 공중그네를 실패하며, 소설가가 이전에 자신이 써놓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강박관념에 구토증을 보이기도 하죠. 심지어 야쿠자가 뾰족한것만 보면 식은땀을 흘리며 떨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의사 이라부는 그들에게 한결같이 '비타민 주사'를 처방하며, 아무일도 아니라는 말을 해줍니다.

때로는 장인어른의 대머리 가발을 벗기고픈 강박관념을 함께 해결해주기도 하고, 공중그네를 함께 연습하기도 하지만, 그가 도움을 주기위해 취하는 방법은 그가 처방하는 비타민주사만큼이나 가볍기만 합니다. 환자들은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그렇기에 딱 참을수 있는 정도의 가벼움으로 유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에피소드 전체가 재미있지만, 공중그네 부분은 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부분입니다. 이책을 들었던 그 시기는 현실적인 문제로 조금 슬럼프에 빠져있었는데, 공중그네를 읽으면서 (해결방법은 아니더라도) 슬럼프를 탈출할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결국 어쩌면 문제는 내 안에 있는 것일수 있고,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나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문제나 어려움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얻을수 있는게 아니라면 적어도 자기를 돌아보는 방법을 통해 슬럼프를 탈출하고 한걸음 물러날수 있으니까요.

어찌보면 현실감이 떨어지기도 하고, 반복되는 에피소드로 인해 자칫 뒤로 갈수록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직장동료는 이책을 그렇게 좋게 평가하지 않는걸로 봐선, 개인의 차이가 있을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문화에 그다지 특별한 호감을 가진 편은 아닌 사람에 속했기에, 가볍게 읽는다면 좋은 책일거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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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롱디리 | 2007/01/20 14:35 | ┏ 본대로 느낀대로 | 트랙백(4)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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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그녀, 가로지르다 at 2007/02/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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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단숨에 읽은 일본 소설 ‘공중그네’ -약간 우울 모드이신 분, 심심한 사람들에게 ‘강추!’입니다. 얼마 전, 집 근처의 자주 가는 미용실에 이 책이 있길래 읽으며 킬킬 거리다가 끝내는 책을 빌려오고 말았지요. 인터넷 서점에서 보니 이 책이 청소년 권장도서로 꼽혔더군요. 워낙 웃겨서 아무나 읽어도 상관없겠지만, 제 소감으론 이 책은 '중년 권장도서' 같아요. 중년에 이르도록 멀쩡하게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해오던 야쿠자, 서커스 단원, 야구선......more

Tracked from Inuit Blogged at 2007/03/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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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중요한 능력이 심리적 장애로 사용 불능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하시렵니까? 예컨대, 야쿠자가 칼을 두려워 하고, 공중 곡예사가 공중에서 오금을 못 펴거나, 정신과 의사가 강박을 앓고, 야구선수가 투구를 못한다든지, 또는 작가가 자기 작품에 어떤 내용을 출간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 같이 말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奧田英朗) susanna님께서 우울모드인 중년에게 강추라는 소개를 하신 바 있습니다. 내 말한다 싶어 이끌리듯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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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있습니다. 회사일도 바쁘고 개인적으로 신경쓸 일도 좀 생기고 해서요. 그러던 차에 이책 오쿠다 히데오의 '걸'을 읽었습니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다 읽었네요. 이전에 읽었던 공중그네나 남쪽으로 튀어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지치던 차에 기분전환 해볼까 하고 짚어들었던 건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책은 이전에 읽었던 공중그네 처 ... more

Commented by pat98 at 2007/01/20 22:28
저두 사 놓고 아직 안 읽어 봤는데. 얼른 읽어봐야 겠네요.
Commented by inuit at 2007/03/05 22:06
글을 통해 감정이 정화되고 삶에 대한 힘을 얻었다하면, 소설로서는 최고의 효과를 본 셈이로군요. 문학의 존재가치이기도 하구요.
멋진 글 잘 보았습니다. ^^
Commented by 다롱디리 at 2007/03/05 23:02
네. 이책을 읽을때 딱 그런 슬럼프에 있었는데, 책이 즐겁기도 하고, 이라부 선생의 처방이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했나 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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